← 전체 아티클 목록으로 돌아가기

메타버스란 무엇인가?

저자: 고경만 (해경, haegyung) · 출처: 브런치 채널 · 최초 발행: 2021-05-14 · 개선 정본 판본

2021년 당시 나는 코믹스브이에서 메타버스 제품과 마케팅을 맡았습니다. 여러 서비스를 만들고 고민하면서 결국 메타버스라는 말 앞에 도착했고, 이 말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오래 생각했습니다. 여기서 풀어볼 내용은 회사의 합의나 시장의 표준 정의가 아니라, 그 과정에서 도착한 개인적인 정의입니다.

메타버스를 떠올리면 소설, 가상현실, 헤드셋 같은 장면이 먼저 나옵니다. 이런 이미지는 개념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지만, 그것만으로 메타버스를 다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중요한 질문은 “왜 이런 세계를 만들었는가?”입니다.

나는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단어의 구조에서 출발했습니다. Metaverse는 Meta와 Universe가 합쳐진 말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Universe는 우리가 존재한다고 말하는 모든 것, 즉 사물과 사건과 생각이 모인 세계로 볼 수 있습니다. Meta는 어떤 대상에서 핵심적인 개념이나 기능을 골라내는 추상화와 연결됩니다.

둘을 합치면 다음과 같이 읽을 수 있습니다.

Meta: 어떤 세계에서 핵심적인 개념이나 기능을 골라내는 일

>

Universe: 사물과 생각이 모인 세계

>

Metaverse: 세계에서 필요한 개념이나 기능을 골라 다시 만든 세계

이것은 단어를 바탕으로 한 나의 해석입니다. 이 해석만으로 메타버스의 공식 범위가 결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도 무엇을 봐야 하는지는 조금 선명해집니다. 메타버스가 무엇인지 묻기 전에, 어떤 현실에서 무엇을 골랐고 어떤 관계를 다시 만들었는지 살펴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넷은 현실의 모든 것을 복사하지 않고 사회적 연결과 정보 교환의 일부를 골라 다시 구성했습니다. 반대로 가상 공간이 있다고 해서 자동으로 같은 의미의 메타버스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 공간이 어떤 필요를 위해 설계됐고, 무엇을 연결하며, 사용자가 어떤 세계의 규칙 안에서 행동하는지가 함께 보여야 합니다. VR은 그 세계에 접근하는 한 방식일 수 있지만, 이 글의 정의에서 필수 조건으로 확정되지는 않습니다.

나는 이런 관점에서 인터넷도 메타버스에 포함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인터넷은 현실의 모든 것을 그대로 옮긴 것이 아니라 사회적 연결과 정보 교환의 일부를 추상화해 구현한 세계이기 때문입니다. 이 역시 나의 관점입니다. 서비스마다 어떤 기능을 추상화했는지 확인하지 않고 “인터넷은 모두 메타버스다”라고 일반화할 수는 없습니다.

이 생각은 패러다임의 변화에 대한 비유와도 이어집니다. 뉴턴의 이론과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을 완전히 단절된 두 세계로만 보면 앞선 지식이 사라진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새로운 이론이 이전 이론이 설명하던 영역을 포함하고 더 넓은 조건을 설명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내가 말하는 패러다임 변화는 이전 것을 지우는 단절보다, 기존의 관계를 포함하면서 더 큰 체계를 만드는 변화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메타버스도 현실의 반대편에 있는 별도의 장소라고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인간이 이미 살아가는 세계에서 필요한 관계와 기능을 고르고, 다른 규칙과 표현으로 다시 만든 세계입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놀이의 세계이고, 어떤 사람에게는 일과 교육과 거래의 세계일 수 있습니다. 무엇을 선택했는지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이 됩니다.

이 정의를 실제 서비스에 적용하려면 세 가지 질문을 던져 볼 수 있습니다.

1. 이 서비스는 현실의 어떤 관계나 기능을 선택했는가?
2. 선택한 기능을 어떤 규칙과 표현으로 다시 만들었는가?
3. 그 세계가 누구의 필요를 해결하며, 무엇을 포함하고 무엇을 제외하는가?

이 질문에 답한다고 해서 서비스의 성공이나 미래가 자동으로 결정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유행어를 반복하는 대신, 세계를 만든 선택을 볼 수 있습니다. 2021년에 메타버스라는 말을 바라보며 내가 도착한 문장은 이렇습니다.

메타버스는 인간이 필요에 따라 만드는 추상화된 세계입니다. 더 쉽게 말하면, 인간이 인간을 위해 만들어 가는 세계입니다. 이름보다 중요한 것은 그 세계가 어떤 필요에서 출발했고, 사람들의 삶에서 어떤 관계를 새로 가능하게 하는가입니다.

독자의 맥락과 여백

이 글을 읽으며 떠오른 당신의 장면은 무엇인가요? 질문과 선택의 맥락을 자기 노트에 기록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