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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 and Pay Type 그리고 스타트업

저자: 고경만 (해경, haegyung) · 출처: 브런치 채널 · 최초 발행: 2019-04-29 · 개선 정본 판본

2019년 4월에 적었던 노동과 보상에 대한 생각입니다. 그때의 제 노동관부터 적겠습니다.

첫째, 주당 52시간 근무 제도를 지지합니다. 원칙적으로는 노조가 힘을 가질 환경과 노동시간을 함께 보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당시 한국에서 노조의 힘을 더 키우는 일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했고, 일자리를 나누자는 취지에도 공감했습니다.

둘째, 노조를 만들 권리는 보장되어야 합니다.

셋째, 회사에 노조가 반드시 있어야만 노동자의 권리가 보호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물론 이상적인 생각일 수 있습니다. 노동자와 경영자를 무 자르듯 나누는 방식만이 유일한 보호 방법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넷째, 야근에는 야근 수당을 줘야 합니다. 시간당 1만 원 이상은 줘야 한다고 적었던 것은 당시의 제 생각입니다. 현재의 법정 기준이나 적정 임금을 말하는 수치로 다시 제시하지 않겠습니다.

다섯째, 기업은 사람의 정해진 시간을 사기보다 맡은 과업을 완수할 수 있는 역량과 책임을 계약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을 산다’는 표현은 오해를 부릅니다. 사람의 권리와 시간을 소유한다는 뜻이 아니라, 약속한 결과를 만들 수 있는 전문성과 책임에 정당한 보상을 하자는 뜻으로 풀어 쓰겠습니다.

이 전제를 바탕으로, 잘못된 근무 방식이 아니라 제가 생각하는 정상 유형 세 가지를 적어보겠습니다. 빠진 유형이 있다면 다른 의견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 글은 영양가 없는 야근에 화가 나서 쓴 글은 아닙니다.

TYPE1. 초과형

기본적인 일은 주 52시간 이내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상 일을 하게 하거나 과업을 더 맡긴다면 초과 수당을 줘야 합니다. 야근 뒤에는 다음 날이 아니더라도 몰아서 쉴 수 있어야 합니다. 초과 근무는 예외이고, 그 예외를 회사가 비용과 휴식으로 책임져야 한다는 유형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조건은 동의와 기록입니다. 초과형이라는 이름으로 상시 야근을 정상화하면 안 됩니다. 초과가 반복되거나 건강을 해치면 계약형으로 돌아갈 수 있어야 합니다.

TYPE2. 계약형

계약형은 약속한 시간에 퇴근하고, 계약서에 적힌 일을 합니다. 정해진 연봉을 받고, 회사 밖의 다른 주제에 시간을 쓸 수 있습니다. 일에 가장 높은 가치를 두지 않는 사람에게 적합할 수 있습니다.

저는 계약형을 기본으로 봅니다. 누군가의 삶에서 일이 중요한 정도는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워라밸을 중시한다고 해서 덜 좋은 사람이 아니며, 회사에 덜 헌신한다고 해서 능력이 낮은 것도 아닙니다.

TYPE3. 워커홀릭형

워커홀릭형은 자신의 일에 과잉 몰입하는 사람입니다. 일의 가치가 자신에게 매우 크고, 업무 자체에 빠져 있습니다. 이런 사람에게 현금만 주는 것보다 현금과 주식, 스톡옵션을 함께 주는 방식이 더 매력적일 수 있다고 당시에는 생각했습니다.

다만 몰입은 회사가 요구하는 태도가 아니라 본인이 선택한 상태여야 합니다. 주식이나 스톡옵션이 낮은 현금을 정당화하지도 않습니다. 과로, 건강 악화, 권리 침해가 보이면 보상 유형을 바꾸고 쉬어야 합니다. 몰입을 존중한다는 말이 착취를 가리는 말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스타트업은 무엇인가

저는 계약형이 노동의 기본이고, 정말 필요한 때 초과형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중소기업과 대기업은 이 원칙을 지켜야 하는 일터입니다.

그렇다면 스타트업은 어떨까요. 저는 스타트업을 빠르게 성장하는 회사나 J커브를 그리는 회사로만 정의하지 않았습니다. 정말 그 일이 좋아서, 그 일에 빠져서 일하는 사람들이 모인 조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워커홀릭형의 노동과 보상이 스타트업에 어울린다고 보았습니다.

이것은 스타트업이 더 우월하다는 뜻이 아닙니다. 사람에 귀천이 없듯 기업에도 귀천이 없습니다. 대부분의 사람이 워라밸을 중시한다면 그들이 모인 곳은 좋은 기업이자 일터입니다. 그곳을 스타트업이 아니라고 부르는 것은 제 정의일 뿐, 다른 사람이 스타트업을 다르게 이해할 가능성도 큽니다.

결국 유형보다 먼저 볼 것은 네 가지입니다. 노동시간이 약속되어 있는가. 보상이 책임과 위험에 맞는가. 몰입은 자발적인가. 건강과 권리가 무너지면 다른 유형으로 돌아갈 수 있는가.

이 질문에 답할 수 있다면 우리는 일의 이름보다 일하는 조건을 더 정확히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다시 말하지만, 이 글은 영양가 없는 야근 때문에 화가 나서 쓴 글은 아닙니다.

독자의 맥락과 여백

이 글을 읽으며 떠오른 당신의 장면은 무엇인가요? 질문과 선택의 맥락을 자기 노트에 기록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