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모델 강의에서 페르미 추정을 접했을 때, 제 눈에는 사칙연산이 먼저 들어왔습니다. 정확한 값이 없더라도 가정을 세우고 문제를 나누어 보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러다 계산 기호를 숫자가 아닌 생각의 관계를 적는 데 써보면 어떨까 궁금해졌습니다. 저는 이것을 이미지 사칙연산이라고 불렀습니다.
여기서 식은 계산 결과를 증명하는 수식이 아닙니다. 발상을 위한 메모입니다.
`A - a`는 A에서 어떤 속성 a를 빼면 무엇이 남는지 묻습니다. `A + B`는 서로 다른 두 개를 붙였을 때 생기는 것을 상상합니다. 더하기 대신 곱하기를 쓰면 질문의 강도가 달라집니다. `사업 계획 = 비즈니스 모델 × 전략`이라고 적으면, 둘 중 하나가 빠질 때 계획 전체가 성립하는지 묻게 됩니다. 나누기는 대상을 어떤 기준으로 쪼개 볼 때 쓸 수 있습니다. `비즈니스 모델 ÷ 육하원칙`이라 적고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에 맞춰 다시 펼치는 식입니다.
한 기호가 늘 같은 뜻을 갖는 것은 아닙니다. 빼기는 반대나 제거, 나누기는 분해나 비례를 가리킬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식 옆에는 반드시 평문을 붙이는 편이 좋습니다.
`제품 - 화면 = ?`
화면이 없어도 이 제품의 핵심 경험이 남는지 묻는 발상용 메모. 사실 검증은 별도.
좋은 식은 그럴듯해 보이는 식이 아니라 다음 질문을 만드는 식입니다. 식에서 나온 생각을 실제 주장으로 옮길 때는 관찰과 자료로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기호는 생각을 압축할 수 있지만, 근거까지 대신해주지는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