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늘.
십이월 마지막 날의 첫걸음은
일월 첫날의 걸음에서 시작되었다.
나는 한 해 동안
어떤 원을 그렸는지 묻는다.
걸음이 한적했다고
보기 좋은 원이 되지는 않았고,
걸음이 부산했다고
보기 좋은 원이 되지도 않았다.
짙게 눌린 어느 하루와
희미하게 지나간 어느 저녁이
한 원 위에 함께 남아 있다.
내가 그린 원은 어떤 모양일까.
너무 모나
다른 사람의 원을 긁지는 않았는지,
너무 희미해
곁의 사람을 걱정하게 하지는 않았는지,
다른 원만 바라보다
내 원을 끝내 긋지 못한 것은 아닌지.
묻고 또 묻다가
나는 문득 깨어난다.
완성된 원의 모양보다 먼저,
나는 올 한 해
어떤 원을 그리려 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