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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31

저자: 고경만 (해경, haegyung) · 출처: 브런치 채널 · 최초 발행: 2016-12-30 · 개선 정본 판본

토요일, 오늘.

십이월 마지막 날의 첫걸음은
일월 첫날의 걸음에서 시작되었다.

나는 한 해 동안
어떤 원을 그렸는지 묻는다.

걸음이 한적했다고
보기 좋은 원이 되지는 않았고,

걸음이 부산했다고
보기 좋은 원이 되지도 않았다.

짙게 눌린 어느 하루와
희미하게 지나간 어느 저녁이
한 원 위에 함께 남아 있다.

내가 그린 원은 어떤 모양일까.

너무 모나
다른 사람의 원을 긁지는 않았는지,

너무 희미해
곁의 사람을 걱정하게 하지는 않았는지,

다른 원만 바라보다
내 원을 끝내 긋지 못한 것은 아닌지.

묻고 또 묻다가
나는 문득 깨어난다.

완성된 원의 모양보다 먼저,

나는 올 한 해
어떤 원을 그리려 했는가.

독자의 맥락과 여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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