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 우리는 LLM의 환상을 없애지 않는가

― 관리 가능한 LLM 추론 전략(Mitigatable Reasoning) 이라는 현실적 선택
1. 문제 제기: 왜 “사고처럼 보이는 것”이 문제가 되는가?
대형 언어모델(LLM)은 사고하지 않는다.
그러나 인간은 그 출력을 보면 자꾸 ‘사고하고 있는 것처럼’ 느낀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LLM이 생성하는 문장이 정돈된 reasoning 구조, 인과적 언어 흐름, 판단의 흔적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우리가 말하는 “환상(illusion)”이다.
그리고 이 환상은 LLM이 사고하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며,
종종 사실이 아닌 정보(=hallucination)도 ‘사실처럼’ 인식되게 만든다.
그래서 많은 기술자와 정책 결정자들은 다음과 같이 생각한다:
“이 환상을 제거해야 한다. 착각은 위험하니까.”
하지만 정말 그럴까?
우리가 진짜 해야 할 일은 환상을 없애는 것일까, 아니면 그 환상을 다루는 능력을 설계하는 것일까?
2. 핵심 전환: 환상은 제거 대상이 아니라 관리 대상
“LLM이 사고하는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언어 구조”는 단순한 부작용이 아니다.
그것은 LLM이 유용하게 작동하기 위한 핵심 메커니즘 중 하나다.
《The Illusion of Thinking》 논문은 이를 명확히 보여준다:
CoT(Chain of Thought) 구조는 실제 reasoning을 반영하지 않는다.
그러나 인간은 그것이 있을 때 신뢰하고, 설명 가능하다고 느끼며, 협업 가능하다고 판단한다.
사고의 실체보다, 사고처럼 보이는 외양이 실질적 상호작용을 만든다.
이것이 “일루전이 곧 인터페이스”라는 인지적 전환의 시작점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제 이렇게 말해야 한다:
“LLM의 환상은 없앨 수 없다. 없애서도 안 된다.
그 대신 우리는 그것을 관리 가능한 형태로 설계해야 한다.”
3. 정의: “관리 가능한 추론 전략”이란?
관리 가능한 추론(Mitigatable Reasoning)이란,
LLM이 생성하는 reasoning trace(사고처럼 보이는 문장 구조)를 다음과 같은 기준 아래 제어하는 전략이다:
| 요소 | 관리 기준 |
| 투명성 | 추론 과정이 단계별로 드러나고 검토 가능할 것 |
| 검증성 | 외부 근거 또는 사용자 피드백을 통해 보완 가능할 것 |
| 상호작용성 | 사용자가 질문·수정·반론을 통해 개입 가능할 것 |
| 책임 분산성 | 최종 판단이 모델이 아닌 사용자 또는 외부 시스템과 공유될 것 |
이 전략은 환상을 억제하려는 시도가 아니라,
그 환상이 인간과 기계 사이에서 기능하도록 만드는 설계 방법이다.
4. 기술적 구조: 왜 “예방”이 아닌 “관리”인가?
LLM은 다음과 같은 구조로 동작한다:
입력 → 언어적 확률 조합 → 출력
↘ 사실 검증 없음 ↙
이 과정에서:
- 사실 기반이 아닌 언어 패턴이 우선되고
- 잘못된 정보조차 매우 자연스러운 문장으로 표현된다
- 그 결과, 사고처럼 보이지만 잘못된 문장이 생성된다
하지만 그 문장은 다음과 같은 특징도 함께 갖는다:
- 논리 단계가 있고
- 인과성이 있고
- 설명 구조를 지니고 있어,
- 사용자가 비판적으로 읽고 수정할 수 있다
→ 이것이 바로 관리 가능한 구조로 설계된 일루전이다.
5. 결론: LLM과 함께 사고한다는 것
우리는 LLM이 진짜 사고한다고 믿어서는 안 된다.
하지만 그 모델이 사고하는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언어 구조 위에서,
우리는 진짜 사고를 할 수 있다.
이때 필요한 것은 사고를 흉내낸 출력이 아니라,
그 출력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조절하며, 협업할 수 있는 사용자 구조와 시스템 설계다.
이것이 바로 “관리 가능한 LLM 추론 전략”이 필요한 합리적인 이유다.
✅ 요약
“우리는 환상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그 위에서 사고를 구성한다.”
“LLM은 사고하지 않지만, 그 언어 구조를 통해 우리는 사고할 수 있다.”
📘 이 관점은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확장될 수 있다:
- 교육 커리큘럼: “AI와 함께 사고하는 법: 착각 위에서 생각하기”
- 디자인 가이드: “환상에 근거한 설명성 설계”
- 정책 권고: “AI 신뢰성은 검증보다 조정이다”
- 프롬프트 전략: “환상을 이용한 고차원 추론 유도 방식”





